편 가르기에서 실력보다 중요한 것

편 가르기 랜덤 뽑기

편을 가를 때 가장 흔한 방법은 가위바위보로 주장 두 명을 뽑고, 그 둘이 번갈아 한 명씩 지목하는 것이다. 공정해 보이지만 이 방식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가위바위보로 주장을 뽑으면 생기는 일

번갈아 지목하는 방식은 실력 순으로 사람이 빠져나간다. 잘하는 사람이 먼저 불리고, 마지막까지 남는 사람은 매번 비슷하다. 문제는 그 사람도 자기가 마지막에 남으리라는 걸 이미 안다는 것이다. 이름이 불릴 때마다 남은 후보가 줄어드는 걸 지켜보다가 결국 “그럼 쟤”라는 말과 함께 뽑히는 경험은, 실력 배분이 아무리 균형 잡혀도 유쾌하지 않다. 몇 번 반복되면 그 사람은 아예 게임에 끼고 싶어하지 않게 된다.

실력을 무시한다는 반론은 맞다

랜덤으로 팀을 나누면 실력 균형이 깨진다는 반론은 타당하다. 잘하는 사람 넷이 한 팀에 몰릴 수도 있다. 다만 이 반론이 성립하는 조건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판이 여러 번 있는 자리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한 판에서 불리한 팀이 됐어도 다음 판, 그다음 판을 거치며 평균적으로는 비슷해진다. 하루 저녁 내내 게임을 몇 판이고 돌릴 자리라면 랜덤이 맞는 선택이다.

반대로 오늘 이 한 판으로 끝나는 자리라면 랜덤보다 실력을 보고 짜는 편이 낫다. 만회할 다음 판이 없으니 한 번의 불균형이 그날의 전부가 되기 때문이다. 랜덤이 항상 정답은 아니고, 몇 판을 할지가 먼저 정해져야 어느 쪽이 맞는지 판단할 수 있다.

가볍게 보면 쉽다. 동호회에서 매주 조를 바꿔가며 배드민턴 복식을 치는 자리라면 랜덤이 맞다. 오늘 한 조에 좋은 선수가 몰렸어도 다음 주, 다다음 주를 거치며 상쇄된다. 반면 사내 체육대회 결승전처럼 그 한 판의 승패로 순위가 갈리는 자리라면 랜덤에 맡기지 않는 편이 낫다 — 거기서는 공정함이 아니라 결과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팀 이름을 먼저 정해두면 달라진다

같은 랜덤 배정이라도 “1조, 2조”로 부르는 것과 “청팀, 홍팀”으로 부르는 것은 체감이 다르다. 번호는 그냥 분류지만 이름이 붙은 팀은 소속감을 만든다. 가능하면 팀을 나누기 전에 이름부터 정해두고, 여유가 있다면 배정된 뒤에 그 팀끼리 즉석에서 이름을 짓게 하면 더 좋다. 이름을 붙이는 짧은 시간 동안 방금 랜덤으로 묶인 낯선 조합이 “우리 팀”으로 바뀐다. 일단 소속감이 생기고 나면 애초에 누가 어느 팀에 배정됐는지는 빠르게 잊혀진다.

인원이 안 맞을 때

인원이 팀 수로 딱 나눠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더 흔하다. 한 명이 남으면 그 사람을 억지로 어느 팀에 밀어 넣어 인원을 맞추기보다, 그 판의 심판이나 기록을 맡기고 다음 판에는 우선으로 넣어주는 편이 낫다. 매번 남는 역할이 같은 사람에게 돌아가지만 않으면 불만은 크지 않다.

반대로 인원이 너무 적으면 애초에 팀을 나누는 의미가 없다. 이 도구도 참가자가 팀 수의 두 배는 되어야 시작할 수 있다 — 두 팀이면 최소 네 명이다. 그보다 적으면 팀을 나누는 대신 다른 방식을 찾는 편이 낫다.

배정이 끝나면 화면의 링크를 그대로 공유한다. 누가 어느 팀인지 한 명씩 불러가며 설명하지 않아도, 링크 하나면 전원이 같은 결과를 같은 화면으로 본다. “나 그 팀 아니었는데” 같은 뒷말도 그만큼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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