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직표는 왜 늘 한 번은 시비가 붙는가

당직 순서 정하기

당직표를 짜면 대개 횟수부터 맞춘다. 넷이서 한 달에 두 번씩. 숫자로 보면 완벽하게 공평하다. 그런데도 한 달쯤 지나면 누군가 “저는 왜 계속 이래요”라고 말한다.

횟수가 같아도 무게가 다르기 때문이다. 금요일 당직은 주말을 하루 깎아먹고, 월요일 당직은 주말 동안 밀린 일을 혼자 받는다. 공휴일 앞뒤는 말할 것도 없다. 같은 한 번인데 지불하는 게 다르다.

먼저 무게를 매긴다

돌리기 전에 날짜를 세 묶음으로 갈라 둔다.

무거운 날 — 금요일, 공휴일 앞뒤, 월말. 사람이 적고 일이 몰린다.

보통 날 — 화요일에서 목요일. 여기가 대부분이다.

가벼운 날 — 조용한 주 중반, 단축 근무일.

그리고 무거운 날부터 먼저 배정한다. 순서가 중요하다. 가벼운 날부터 채우면 무거운 날이 마지막에 남고, 그건 늦게 뽑은 사람이 몰아서 받는다는 뜻이다. 무거운 날을 먼저 흩어 놓으면 나머지는 어떻게 채워도 크게 기울지 않는다.

한 사람이 무거운 날을 두 번 받았다면 그달의 보통 날 한 번을 빼준다. 횟수를 맞추는 게 아니라 무게를 맞추는 것이라서, 표 아래에 누가 무거운 날을 몇 번 받았는지 적어 두면 다음 달 배정이 훨씬 쉬워진다.

랜덤이 맞는 자리와 아닌 자리

랜덤이 맞는 자리 — 아무도 원하지 않고 아무도 특별히 잘하지도 않는 날. 대부분의 당직이 여기에 해당한다.

랜덤이 틀린 자리 — 특정 자격이 필요한 날. 마감일 서버 점검처럼 담당자가 정해져 있어야 하는 날은 랜덤으로 돌리면 안 된다. 그런 날은 먼저 빼놓고 나머지만 돌린다.

랜덤이 위험한 자리 — 개인 사정이 걸린 날. 시험, 병원, 가족 행사. 이건 배려가 아니라 전제 조건이다. 돌리기 전에 각자 못 서는 날을 하나씩 받아두고 그 칸을 비워둔 채 시작한다. 하나까지는 조 전체가 받아줄 수 있고, 둘부터는 협의가 필요하다.

바꿔치기 규칙

당직표에서 다툼의 절반은 배정이 아니라 교대에서 나온다.

당사자끼리 정하고 표에 반영한다. 관리자에게 부탁해서 바꾸면 그 사람이 매번 중간에 낀다. 바꾼 결과만 표에 적어 모두가 보게 한다.

바꾸면 무게도 같이 간다. 금요일을 화요일과 바꿨다면 무거운 날 횟수도 따라 옮겨야 한다. 날짜만 바꾸고 기록을 안 옮기면 다음 달에 같은 사람이 또 무거운 날을 받는다.

전날 교대는 안 받는다. 미리 정한 기한을 하나 두는 편이 낫다. 사흘 전까지는 자유롭게, 그 뒤로는 대체자를 직접 구해 오는 조건으로. 규칙이 있으면 거절이 개인의 냉정함이 아니라 표의 문제가 된다.

당직 순서 정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