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스 게임이 안 끝나는 이유

밸런스 게임

2명 이상

  1. 1질문을 뽑는다버튼을 누르면 두 선택지가 나옵니다.예시「평생 라면만 먹기」 vs 「평생 김밥만 먹기」가 나왔다.
  2. 2동시에 고른다셋을 세고 손가락으로 A 또는 B를 가리킵니다. 눈치 보면 재미가 없어요.예시다섯 명이 셋을 세고 같이 손을 든다 — 라면 셋, 김밥 둘.
  3. 3갈린 쪽이 이유를 말한다적은 편이 먼저 설명합니다. 둘이서 할 때는 서로 한 번씩 말하면 됩니다.예시김밥을 고른 두 명이 먼저 이유를 말한다.

밸런스 게임은 고르는 게임이 아니다. 고른 이유를 말하는 게임이다.

그래서 좋은 질문의 조건이 하나뿐이다. 답이 갈려야 한다. “10억 받기 / 100원 받기”는 질문이 아니다. 전원이 같은 답을 고르면 거기서 대화가 끝난다.

둘 다 싫어야 좋은 질문이다

잘 되는 질문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양쪽 다 손해다. 평생 라면만 먹는 것도 평생 김밥만 먹는 것도 싫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나마 이게 낫다”를 고르게 되고, 그 “그나마”를 설명하려면 자기 기준을 꺼내야 한다. 기준이 나오는 순간 대화가 시작된다.

반대로 둘 다 좋은 질문도 통한다. 과거로 10년이냐 미래로 10년이냐 같은 것. 이건 손해를 재는 대신 욕심을 드러내게 만든다.

망하는 건 한쪽이 명백히 나은 질문이다. 고민할 게 없으니 할 말도 없다.

인원에 따라 진행이 다르다

둘이서 하면 갈릴 때만 게임이 된다. 같은 답이 나오면 할 말이 없으니 바로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면 된다. 갈리면 서로 한 번씩 이유를 말한다 — 인원이 적을수록 설명이 길어지고, 그게 둘이서 할 때의 재미다. 이 게임이 커플이나 친구 둘 사이에서 오래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3~4명이면 순서대로 이유를 듣는다. 사람이 적으면 전원이 말해도 금방 끝나고, 오히려 한 명씩 다 들어야 대화가 이어진다.

5~8명이면 소수파부터 듣는다. 6:2로 갈렸을 때 다수파 여섯 명의 이유를 다 들으면 지루하다. 두 명이 왜 저쪽을 골랐는지가 궁금한 대목이고, 대개 그 두 명의 설명이 다수파를 흔든다.

9명 이상이면 손을 들게 하고 숫자만 센다. 이유는 양쪽에서 한 명씩만 듣는다. 인원이 많으면 진행이 늘어지는 게 유일한 실패 요인이라, 발언을 줄이는 쪽이 맞다.

동시에 고르게 해야 한다

셋을 세고 같이 손을 드는 규칙이 있는 이유는 눈치 때문이다. 한 명씩 돌아가며 답하면 뒤로 갈수록 앞사람 답에 끌려간다. 특히 상사나 선배가 먼저 답하면 그 뒤는 거의 만장일치가 된다. 그러면 갈리지 않고, 갈리지 않으면 게임이 성립하지 않는다.

회식처럼 위아래가 섞인 자리일수록 이 규칙이 중요하다.

대화가 식으면 질문을 바꾼다

한 질문에 오래 머물 필요가 없다. 이유를 두어 명 듣고 나면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는 편이 낫다. 밸런스 게임의 리듬은 깊이가 아니라 속도에서 나온다.

밸런스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