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내기가 점심 메뉴보다 예민한 이유
점심 메뉴는 취향 문제지만 커피 내기는 돈 문제다. 이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
취향은 틀려도 그날 하루로 끝난다. 돈은 다르다. 지난주에도 내가 냈는데 오늘 또 걸리면, 그 순간 “이거 진짜 랜덤 맞아?” 하는 생각이 든다. 한 번 그런 생각이 들면 그다음부터는 아무도 참여하지 않는다.
그래서 커피 내기는 공정성이 눈에 보여야 한다. 누가 후보였는지, 결과가 뭐였는지가 전부 드러나 있어야 한다. 한 사람이 자기 폰으로 혼자 돌리고 “너 걸렸어”라고 말하는 방식은 오래 못 간다. 실제로 공정한지와 별개로, 공정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금액이 커지면 랜덤을 쓰지 않는다
커피 한 잔은 랜덤으로 정해도 된다. 회식비는 아니다.
기준은 단순하다. 한 사람이 부담 없이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인가. 걸린 사람이 잠깐 웃고 넘길 정도면 랜덤이 맞고, 표정이 굳을 정도면 나눠 내는 게 맞다. 팀에 신입이나 인턴이 있으면 그 사람 기준으로 생각한다. 같은 금액이라도 체감이 다르다.
내기는 재미로 하는 것이다. 재미가 아니게 되는 선을 넘지 않는 것이 유일한 규칙이다.
자주 쓰는 방식들
전원 랜덤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을 전부 넣고 한 명을 뽑는다. 가장 단순하고 뒷말이 없다. 인원이 매번 비슷한 팀에 잘 맞는다.
직전 당첨자 제외
지난번에 걸린 사람은 후보에서 뺀다. 연속으로 걸리는 사람이 나오는 순간 그 사람은 다음부터 참여하지 않는다. 확률만 보면 불공정하지만 관계는 이쪽이 오래 간다.
늦게 온 사람 자동 포함
약속 시간에 늦은 사람은 무조건 후보에 넣는다. 지각 페널티를 커피와 묶는 방식이다. 규칙을 미리 정해두면 잔소리를 대신해준다.
직급으로 자르기
팀장 이상은 후보에서 빼거나, 반대로 팀장만 넣는다. 어느 쪽이든 미리 합의해두면 매번 눈치 보지 않아도 된다.
결과를 공유하는 법
결과가 나오면 화면의 링크를 복사해 단톡방에 던지면 된다. 자리에 없던 사람도 같은 결과를 그대로 본다. 말로 전하는 것보다 뒷말이 적다.
한 가지만 주의하면 된다. 입력한 이름이 링크 주소 안에 그대로 들어간다. 링크를 받은 사람은 누구나 그 이름을 볼 수 있다. 사내 메신저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링크라면 실명 대신 별명이나 번호를 쓰는 편이 낫다.